어머니를 간병하며 배운 사랑


한 달 반 동안 저는 한국에 계신 어머니 곁을 지켰습니다.

낮에는 제가, 밤에는 오빠가 번갈아 어머니를 돌봤습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날도 많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어머니를 돌봐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시간은 힘들기보다 행복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할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마음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연세가 많으셨고 장이 약하셔서 하루에도 네다섯 번씩 변을 보셨습니다.

그때마다 몸을 씻겨 드리고, 기저귀를 갈아 드리고, 침대를 정리했습니다.

누군가는 그 일이 너무 힘들었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릴 적 저를 품에 안고 밤을 지새우며 키워 주셨던 어머니의 사랑에 비하면, 제가 드리는 작은 섬김은 아무것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저를 보실 때마다 어머니는 늘 미안해하셨습니다.

당신의 고통보다 딸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더 안타까워하시는 어머니의 사랑이 너무도 깊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께서는 힘든 병원 생활 속에서 자주 "집에 가고 싶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때로는 같은 말씀을 여러 번 반복하시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그 말씀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 살아오신 삶의 자리, 익숙했던 집, 가족과 함께했던 추억이 얼마나 그리우실지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간병을 하면서 저는 부모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깊은 것인지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힘든 순간에도 하나님께 기도하면 제 마음에 평안을 허락해 주십니다.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사실이 제게 가장 큰 위로가 됩니다.

남은 시간 동안 어머니께서 고통보다 평안을 더 많이 누리시고,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하루하루를 보내실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출애굽기 20장 12절

미국으로 돌아오기 전, 어머니를 조금 더 편안한 요양병원으로 모셔야 했습니다.

한국에 형제들이 있었지만 모두 직장을 다니고 있어 시간을 내어 돌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꼭 어머니를 편안한 곳으로 모셔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제가 출국하기 바로 전날 아침, 모든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어머니는 무사히 요양병원으로 옮겨지셨고, 저는 편안한 병실에 누워 계신 어머니를 바라본 뒤 안심하며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확신했습니다.

떠나는 딸의 마음을 아신 하나님께서 저를 위로하시고 도와주셨다는 것을....

지금도 저는 가끔씩 어머니와 영상통화를 합니다.

화면 속 어머니의 모습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하지만 그 눈물보다 더 큰 것은 감사입니다.

아직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음이 감사하고,

마지막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음이 감사하고,

사랑을 표현할 기회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언젠가 이 시간이 끝나더라도 저는 후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해 사랑했고,

최선을 다해 섬겼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저는 기도합니다.

"하나님,
어머니의 남은 날들을 평안으로 채워 주시고,
고통보다 은혜가 더 넘치게 하소서."

그리고 조용히 고백합니다.

어머니를 섬길 수 있었던 그 한 달 반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곁에 있어 주는 것이었고,

손을 잡아 드리는 것이었고,

묵묵히 함께 울어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시간을 통해,

부모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깊은 것인지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기도

사랑의 하나님,

오늘도 어머니를 돌볼 수 있는 힘과 사랑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의 남은 날들을 주님의 평안으로 채워 주시고, 두려움보다 위로를, 고통보다 은혜를 더 크게 경험하게 하여 주옵소서.

저에게도 끝까지 사랑으로 섬길 수 있는 인내와 믿음을 더하여 주시고, 모든 순간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확신 가운데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지금 부모님이 곁에 계시다면 꼭 사랑한다고 말씀해 보세요.

우리는 늘 시간이 많을 것처럼 살아가지만,

부모님과 함께할 시간은 결코 영원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번 시간을 통해 그 사실을 마음 깊이 배웠습니다.

오늘이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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